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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지루하면 죽는다 뇌과학자가 말하는 스테디셀러 콘텐츠의 비밀

by 눌랑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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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예요.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보다 무엇을 볼지 고르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어요. 창작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수많은 경쟁을 뚫고 대중의 선택을 받을지 고민할 수 밖에 없죠. 「지루하면 죽는다」의 저자 조나 레러는 그 답을 미스터리에서 찾아요.

 

- 이 포스트는 도서 내용의 일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지루하면 죽는다  조나 레러 (원제 : Mystery)

지루하면 죽는다 조나 레러 콘텐츠 창작

 

2024년의 #69번째 도서, #9번째 인문 「지루하면 죽는다」

 

 

 

지루하면 죽는다, 어떤 책일까?

 

「지루하면 죽는다」는 무엇이 사람에게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지를 찾는 데서 출발했어요.

 

저자는 뜸들이지 않고 바로 말해요.

 

우리는 '알 수 없는 것'에 끌린다고요.

 

저자는 이 알쏭달쏭한 말을 미스터리 전략이라 명명하고 다섯가지로 분류했어요.

 

 

다섯가지 미스터리 전략

 

미스터리 전략 그 첫번째는 예측오류의 짜릿함 선사하기예요.

 

미스터리 전략의 기본인 미스터리 박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야구를 비롯한 인기 스포츠 종목과 미국 최장수 드라마 「로 앤 오더 : SVU」가

 

이토록 긴 시간 사랑받은 비결을 분석했어요.

 

 

두번째 미스터리 전략은 상상력 증폭시키기예요.

 

마술과 예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암호해독의 사례를 들어

 

미스터리가 우리의 상상력을 어떻게 자극하는지 보여줘요.

 

미스터리를 체험한다는 것이,

 

그 해답을 알아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을요.

 

 

세번째 미스터리 전략은 규칙 깨부수기예요.

 

공포영화의 새로운 '클리셰'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폭스바겐이 어떤 파격적인 광고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다루고 있어요.

 

불편한 감정은 실패의 징조가 아니다. 미스터리한 매력이 효과를 발위하고 있다는 증거다.

 

어려움이 관심을 쏟게 한다.

 

 

그리고 제가 유독 편식하는 문학인 시의 '쓸모'에 대해서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요.

 

 

예술은 인간에게 무언가를 느끼게 하기 위해, 돌을 돌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 존재한다. 대상을 ‘낯설게’ 하는 것, 형태를 어렵게 만들어 인식의 난도와 길이를 높이는 것이 예술의 기술이다.
시는 우리에게 ‘쓸모없는 것들의 쓸모’를 되새기게 한다.
<중략>
시는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독자는 배측 경로를 동원해 몰입하여 글을 읽을 수밖에 없다. 기괴한 단어들이 우리의 읽는 속도를 늦춰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진짜’를 알아볼 수 있게 한다.

 

 

 

네번째는 마성의 캐릭터예요.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인류의 스테디셀러 성경에 등장하는 '하느님(GOD)', 그리고 모나리자까지

 

오래도록 사랑받는 캐릭터가 가진 미스터리한 매력을 하나씩 짚어봐요.

 

 

다섯번째는 모호하게, 흥미롭게예요.

 

마지막 다섯번째 미스터리 전략에서는 보이니치 필사본,

 

셰익스피어의 여러 의미가 중첩된 소네트,

 

그리고 폴 메카트니 사망설까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애매함의 힘을 보여줘요.

 

선명한 것이 분명 더 쉽다. 하지만 우리가 <화이트 앨범>과 J.D. 샐린저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계속 다시 듣고 읽는 이유는 신탁처럼 해석해야하는 메시지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에서 오는 쾌감 때문이다. 작품 속의 진리는 살아 있고 계속 바뀌고 있다. 우리처럼.
예술은 거울이다.

 

 

 

미스터리 전략 다섯가지를 요약하자면

예측오류, 상상력 증폭, 규칙 부수기, 마성의 캐릭터, 모호하고 흥미롭게예요.

 

인간은 호기심을 가질 때 뇌 기능이 향상된다고 해요.

 

이런 이유로 알 수 없는 것들, 어렵고 모호한 미스터리가 꾸준히 인류의 사랑을 받는가봐요.

 

 

 

 

 

 

 

스포일러에 대한 편견

스포일러에 관한 부분은 「지루하면 죽는다」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예요.

 

흔히 스포일러를 당하면 맥이 빠져 몰입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와 반대되는 연구결과가 <사이콜로지컬 사이언스>에 실렸어요.

 

스포일러를 서문으로 읽은 후 작품을 볼 때가 그렇지 않은 때보다 더 재미를 느낀다는 거예요.

 

일반적인 문학 뿐 아니라 아이러니한 반전이 묘미인 탐정소설도 포함해서 말이에요.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또 보는 건 줄거리를 잊어버려서가 아니예요.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고, 다시 봐도 경탄을 자아내는 장면이 있기 때문이죠. 항상 뭔가를 놓치고 있는 것 같고, 내가 이해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기 때문이에요.

 

걸작은 오히려 스포일러를 통해 재미를 더 깊이 느낄 수 있다고 해요.

 

고전문학을 여러 번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에요.

 

 

앨런 레드먼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스포일러라는 개념 자체가 '순수한 또는 순결한 텍스트'가 존재한다는 근거 없는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우리는 성관계에 대한 구세대의 도덕적 발상을 영화에도 적용한다. 처음 이후에는 뭔가를 잃어버린 셈이라고 말이다.

 

 

저도 스포일러에 대해 부정적인 편이었는데,

 

생각해보면 결말을 알고 봐도 재밌던 적이 많았어요.

 

중요한 건 결말의 미스터리가 아니라 작품 곳곳에 심어진 장치들을 인식하는 과정,

 

플롯에 쫓겨 놓쳤던 다른 모든 것에 더 집중하며 얻는 재미인 것 같아요.

 

 

「지루하면 죽는다」 속 와닿는 문장들

 

21세기에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엄청난 호기심은 우리의 지적인 출발점이 어디인지, 우리를 인간으로 규정하는 초기 본능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중요한 대목이다. 아이들은 세상을 볼 때 자기들이 아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모르는 것에 주목한다.

 

디지털과 AI시대에는 '지식'을 많이 안다고 경쟁력을 갖출 수 없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이 아니라

 

내가 뭘 모르는지 알고 끝없이 배움을 추구하며 변화를 수용하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인간은 깜짝 반전과 긴장감을 좋아하지만, 질서와 마침표를 갈망하기도 한다. 미스터리 박스의 묘미는 균형에 있다. 너무 많이 보여주면 지루해지고, 너무 적게 보여주면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마음을 접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실험 결과에 따르면 정보 처리가 수월할수록 관심 유도와 기억 유지에는 불리하다. 쉽게 들어오면 쉽게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복잡하고 참신한 것 < 단순하고 익숙한 것 < 단순하고 참신한것 = 복잡하고 익숙한 것

 

보기엔 쉬워보이지만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미지의 영역은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완벽한 진실을 원하지만 사실 그런 건 없다. 가장 그럴듯한 이론은 부정당하고 사실은 변조되며, 결국 우리는 거의 모든 것에서 오류를 범한다. 이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중략>

인생은 알 수 없는 것, 불완전한 것들로 가득하다. 삶과 예술의 목적은 이를 문제로 삼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서 일말의 매력과 경의를 끌어내는 것이다.

 

 

알 듯 말 듯 복합하고 모호한 것을 좇는 데서 쾌락을 얻는 인간의 뇌는

 

앞으로도 '미스터리'에 열광할 거예요.

 

 

이런 인간의 뇌 보상체계를 이용한 비즈니스(슬롯머신이나 숏츠 등)에 현혹되지 않고

 

나를 성장시키는 긍정적인 작용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자는 마음챙김을 연구하는 엘렌 랭어의 의견을 소개하고 있어요.

 

책에서 소개된 마음챙김을 요약하자면 '새로운 것을 알아차리고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인지하는 것'이에요.


"인간은 자신의 태도와 사고방식이 일정하면 바깥세상도 그렇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세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아요. 끊임없이 달라지죠."

 

 

 

 

독서를 마치며

처음 책을 읽을 때만 해도 콘텐츠 창작 기법이 서술돼 있을 줄 알았는데

 

「지루하면 죽는다」에는 그보다 심오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어요.

 

원제인 「미스터리」로 발매가 되었다면 이런 괴리감이 좀 덜 했을 것 같은데

 

그랬다면 이 책을 고르지 않는 확률이 더 높았겠죠?

 

 

읽는 내내 흥미진진하고 여운도 꽤 강한 책이었어요.

 

무엇보다 예술의 쓸모를 가장 와닿게 설명해준 책 같아요.

(제가 읽었던 아주 적은 양의 도서 중에서는!)

 

콘텐츠 창작을 진지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독후 과제

  • 엘렌 랭어의 저서 읽기(마음챙김, 늙는다는 착각, 알아차림의 미학)
  • 셰익스피어 햄릿, 소네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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